[영국 어학연수] D+25
D+25
매일 무슨일이 터지는군. 오이스터 카드를 잃어버려서 20파운드만 충전했었는데 생각보다 금방썼다. 진짜 여기 차비는 그냥 학교만 갔다와도 하루에 6천원정도 드는것 같다. 벌써 금액이 바닥을 보이길래 그냥 한달권(한달에 1-2존 무제한)을 충전하는게 낫겠다 싶어서 지하철역으로 갔다.
티엠아이를 말하자면 그냥 바로 간건 아니었다. 공원을 갔다가 나름 차비를 아껴야지 하고선 한참을 걷다가 힘들어서 그냥 한달 충전하고 지하철 맘껏타고 다니자, 싶어서 간거였다. 그리고 더 말하자면 오늘 이상하게 내가타는 지하철 라인이 운행을 안했고 내가 지하철역(다른역)에 갔을땐 퇴근시간이었다.
영어고자인 나는 데이터도 안터지는 지하철역에서 인터넷도 없이 기계로 충전하기엔 너무 힘들었다. 그냥 찍어서 충전할까 하다가 적은 돈도 아니고해서 바로 옆에 충전해주는 구멍가게같은 곳이 있어서 들어갔다. 말이라도 준비했어야 했는데 난 너무 배가 고팠다. 이성이 없었음.
그냥 들어가서 오이스터 카드.. 충전.. 했더니 얼마하냐해서 한달에 얼마냐 했더니 카드를 달라했다. 꺼내고 있는데 다른 학생이 일주일 충전해주세요(매우 당당) 하고 와서 카드를 내밀어서 주인이 어느 존까지? 일주일 맞지? 오늘부터 쓸거니? 이 세가지 질문만 하고 끝나길래 나도 저렇게 하면 되군, 하고선 다음차례에 카드를 내밀었다.
영어고자는 웁니다. 분명 제 3자 입장에서 들을때는 들리는데 왜 나한테 묻는건 안들릴까. 나한테 충전해주면서 어쩌구 프럼 어쩌구 해서 난 한국에서 왔니?로 듣고 예스 아임 코리안 했는데 매우 이상하게 날 봤다. 이때 눈치 좀 채고 닥쳤어야 했는데 아저씨가 다시 첫날 어쩌구 해서 난 오늘 첫날이냐는줄알고 노우 아임 스펜트 쓰리윅스. 라고 매우 티엠아이를 말했는데 알고보니 카드를 오늘 쓸건지 내일 쓸건지 묻는 거였다. 시바 안들려. 투데이 스탈트 어쩌구여서 난 오늘 처음이냐는 건줄. 쓰리윅스 말할때 아저씨가 엄청 어이없어했음.ㅋㅋㅋ내가 생각해도 어이없다. 카드 오늘 쓸거니? 했는데 삼주 지냈어요(수줍)
무튼 처음 했을때 가격이랑 같아서 그냥 한달로 충전을 했다. 근데 오늘부터 하냐길래 이미 20파운드 중 한 7파운드 정도 남아있었아서 내일부터 한다고 했는데 그것도 문제였지.
퇴근시간이라서 진짜 사람이 개많은데 여긴 우리나라랑 다르게 그냥 교통편이 너무 구리다. 지하철역도 구리고 버스도 구려. 아니, 버스를 타러 나가서 구글만 본채 정류장에 한참기다리는데 버스가 안 멈추고 가는거다. 예전에도 이런적이 있어서 두리번 거렸더니 종이에 버스안멈춘다고 적혀있었다. 무슨 갑자기 지하철 노선 하나가 안하고 버스정류장은 자기네들 맘대로 했다 안했다함. 너무나도 교통편이 구린것.
그래서 또 걷고 걸어서 다음전거장 가서 하필 퇴근시간이라 이십분정도 버스 기다리는데 이때부터 배가 개고파서 매우 지쳐있었다. 한참뒤에 기다리던 버스가 있어서 탔는데 잘못탐. 하. 이때 진짜 다 포기하고 싶었음. 다 부셔. 급하게 내리고 또 걷고 걸어서 겨우 찾아서 남을줄 알았던 7파운드를 다 쓰고 버스를 타고 왔다. 진짜 만약 버스비 모자라서 걸어야했으면 개화났을듯. 그나저나 여기서 진짜 많이 걷는다. 걸어서 먹은거 다 빠질듯.
힐링은 고양이밖에 없다. 그래도 오늘 검정고양이(아직도 이름 모름. 잭키랑 누구인데 검정애가 잭키인가)가 숨어있다가 지나가길래 앉아서 가지말라고 막으니까 엄청 경계를 하고 등을 올렸다. 근데 순한건지 만져도 물거나 할퀴진 않아서 그냥 만지니까 좋은지 가만히 있더니 내 주위를 빙빙 돌면서 비벼댔다. 왜 집사가 되는지 알겠음. 백번 도망쳐도 한번 다가오면 좋아할수밖에 없는 매력. 고양이랑만 놀고 싶네. 고양이.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