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어학연수] D+36
D+36
글을 무슨 짝수단위로 쓰는중. 지금 옆에는 까만고양이 리오가 같이 있다.(자랑입니다) 문을 열어놓고 가면 내방에 들어와있다. 좋은데 단점은 털이 매우 빠져서 매번 털어내야 한다는 점. 돌돌이가 어디있는지 모름.
어제는 비가 주룩주룩 내려서 나가지말았어야 했는데 밥을 먹기위해 박물관을 갔다. 런던 박물관은 나쁘지 않았지만 큰 박물관들을 보고 나니 덜 와닿았던 것 같다. 오히려 옆 길드홀 미술관이 더 좋았다. 그림은 언제봐도 좋다. 마음에 드는 그림이 있어서 엽서 사려고 했는데 2파운드에 다섯장이라 해서 다섯장이나 가져왔다. 괜히 다섯장이나 샀나.
어제 비바람을 뚫고 집을 찾느라 고생고생해서 오늘은 나가지 말아야지, 했는데 날이 좋아서 나가지 않기는 아까웠다. 그래서 또 씻고 부랴부랴 나왔는데 날씨가 생각보다 엄청 추웠다는.
한국친구가 갔었던 리치몬드 파크에 갔는데 찾아보니 사슴도 있다고 해서 사슴을 목표로 갔다. 근데 교통편이 안좋아서 버스를 타고 또 타고(버스도 전광판에는 온다고 하는데 안오고 그랬음) 겨우 도착을 했다.
쉬쟁이는 슬프게도 또 화장실이 급해서 내리자마자 화장실을 찾는데 아무리 찾아도 길이 어딘지 모르겠고 진짜 사슴이고 뭐고 급하게 돌아다녔다. 화장실이 공짜였어서 그나마 다행.
생각보다 너무 넓어서 사슴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채 방황을 하다가 다른곳으로 가려는데 어디서 동물 울음소리가 들려서 보니 사슴무리가 있었다. 진짜 집에 돌아가기직전에 찾은거라 마구 찍었다. 찍는 도중에 가까이 가니까 사슴대장이 나한테 다가오면서 울어댔다. 저리 가라는 뜻이었다. 갑자기 달려들까봐 무서워서 얼른 도망갔다.
그러고 집에 가려는데 어떤 대머리 영국아재가 저기가 런던 어쩌구지? 하면서 말을 걸어왔다. 이제 괜히 찝쩍거리릴때 어떤식으로 나오는지 알겠다. 길을 묻거나 저기가 어디라고 알려주는척 오거나.
못알아듣는다고 했는데도 자기 이름말하면서 인사하길래 걍 이름말하고 인사해줬다. 여기까진 걍 괜찮았는데 난 진짜 춥고 늦어서 집에가려고 대충 얘기듣다가 가야한다고 잘보내, 하고 가려는데 어디로 가니? 역으로 가니? 저기가는길에 경치이쁜데 아니? 이런식으로 물으면서 따라왔다. 여기까지는 그냥 아, 노, 예스. 하면서 받아주고 가는데 무슨 앉아서 쉬는 곳에서 자기는 여기 있다가 가겠다고 했다. 바이, 하고 헤어지고 한참을 걸어서 내려오는데 갑자기 뒤에서 잉은! 영웅! 하고 부르는 소리가 들려서 봤더니 겁나 뛰어오고 있었다.(정말 싫었음) 그러고 자기도 역을 간다고 하면서 한참을 걷다가 역에 도착했는데 안들어가고 그 앞에서 또 잘가라고 해서 나이스투밋츄 하고 들어와서 난 지하철에 앉았다. 근데 시베. 지하철까지 따라 들어왔다. 진짜 이때 생각하기도 싫다. 그러더니 자기도 늦어서 가야겠다고 자긴 어디서 내린다고 하면서 말거는데 진짜 속으로는 안내리면 어쩌지, 싶었다.
개지루하게 얘기들으면서 왔다. 앞의 커플들은 내표정을 알았을듯. 웃긴게 자꾸 우리가 다음에 올때는, 다음번에는 어디를 가면, 이런식으로 말함. 그래서 아예 반응도 안해줬다. 언더스탠드? 하는데 반응 안해줌. 근데도 매우 끈질긴 아재였다. 진짜 서양인 눈에 동양인이 더 어려보인다은데 양심도 없지. 나이도 열살은 많아보이던데 너무 어이가 없다. 다른 한국친구도 여기 아재들이 들이댄다고 싫다했는데 그게 이런거 였어.
무튼 그 아재때문에 기분 잡치고(막말) 집에서는 리오덕에 기분이 풀렸다. 그나저나 괜히 그 아재한테 사실대로 학원이름도 말한것 같다. 심지어 자기번호 주면서 통화눌러서 내번호를 알아감. 다행히 영국번호고 유심바꾸면 끝이라서 다행이지만 그래도 싫다. 사는곳도 괜히 말했어. 얼른 기숙사로 가야지. 막 자기도 카카오톡 한다고 자꾸말했는데 절대 싫어서 답안했다. 그래도 너무 많은걸 말했나 싶네. 다음엔 그냥 여행이라고 거짓말해야겠다. 으, 너무 싫다.
이가 아프다. 잇몸 염증인거 같다. 얼른 나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