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어학연수] D+77
D+75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와서 리젠트 스트릿에서 크리스마스 조명이 켜진다는 얘기를 듣고 친구들이랑 갔다. 5시 반에 시작이라해서 한참을 기다렸지만 무슨 초대된 가수가 노래하고 하느라 오래걸려서 추워죽는줄.
결국 그냥 저녁을 선택하고 저녁을 먹고 나중에 켜진 조명을 보고 왔다.
D+76
오늘은 같은 기숙사 플랫인 한국인 언니랑 저녁을 먹었다. 한살차이나서 어찌나 반갑던지. 또래라니! 진짜 여기서 또래만난적이 드문듯.
언니는 밋업앱 통해서 영국인들 만나고 하는데 너무 부러웠다. 물론 영어를 매우 잘함. 내가 영어 못해서 그런 모임 못간다고 하니까 나중에 돌아가기전이라도 영어 늘면 도전해보라는데 그것도 나쁘지않을것 같다. 제발 영어가 늘었으면..
D+77
오늘은 대만친구들이랑 캠브릿지 대학을 갔다왔다. 옥스퍼드랑 비슷한 느낌인데 강이 있어서인지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배 타기전에는 가격이 조금 비싸서(16파운드) 고민했는데 타고오길 잘한것 같다. 배 타는게 메인인듯.
배 움직이는 사람들이 다 캠브릿지 학생들인데 그 일을 하면서 돈도 번다고 들었다. 그런거보면서 여기 사는 삶이 어떤건지 상상도 안되는 느낌. 내가 살아온거랑 너무 다른 삶이라서 상상도 안간다.
풍경도 예쁘고 배타는 것도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기분이 이상했다. 뭔가 아무리해도 여기사람들과 나는 같아질수 없을것 같은 느낌이었다. 차이가 너무 커서 슬퍼질정도.
뭐라고 말로 설명하기 힘든 기분이 들때가 많다. 좋은데 슬프고 씁쓸한데 또 여기서 지내다보면 순간순간이 좋을때가 있고, 참 신기하다.
오늘도 좋은 순간순간이 있었는데 대만애들이랑 다같이 셀카찍고 있는데 지나가는 외국인이 뒤에서 브이를 하더니 같이 사진을 찍었다. 그런 성격도 부럽고 그런게 자유로운 여기 분위기가 좋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을 타려고 하는데 지하철이 곧 떠나려할때쯤 우리가 내려와서 다들 급하게 뛰었다. 근데 하필 그 앞으로 지나가는 사람들 무리때문에 난 타이밍을 놓쳤고 바로 앞에서 문이 닫혔다.
그냥 다음꺼 타야겠다, 싶어서 닫히는 순간 포기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무리중 한남자가 오우 쏘리 하더니 팔로 닫히는 문을 잡아줬다. 아이언맨이세요? 진짜 놀라서 헐, 거리다가 탔음. 고맙다고도 못하고 그냥 탔다. 진짜 그냥 손대면 다시 열리는 문도 아니고 그냥 닫히는걸 힘으로 잡고 있어줌. 반대편문은 닫혀있고ㅋㅋㅋ아이언맨인줄.
이런 상황도 진짜 한국이라면 겪지못하는 상황들인데 가끔 여기서만 겪는게 재밌을때가 있다. 이걸 재밌다고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을 겪을때 진짜 영국이구나, 싶기도 하고 내가 여기지내게 되서 겪을수 있는 거구나, 싶기도 한.
오늘도 갑자기 생각의 꼬리를 물고 깊어지는구만.
어제오늘 공부 안했더니 또 하기 싫다. 저번 수업때도 짜증나서 듣는 와중에 옆에 친한 태국아저씨한테 뭐라고 하는거야? 하고 속삭였는데 그걸 로나(새로운 선생님) 듣고 내 앞에와서 다시 설명해줬다. 살짝 미안하긴 했다. 들으라고 한 소리는 아니었는데. 이제 모르는건 그냥 바로 물어보는게 더 나을것 같다.
그나저나 알려줄때 뭔가 근데 기싸움같은 느낌. 나만 느끼는 건가. 그냥 나랑 로나가 잘 안맞는듯.
영어 시바. 난 왜 그리고 잘하는 애들 앞에서 기죽는거죠. 그냥 막 던지자. 제발.
요즘 잘 못잔다.(항상 못잔듯) 근데 또 안자고 신서유기보고 있다. 망나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