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어학연수] D+114-116 (스페인)
D+114
첫날은 운이 좀 안좋았다. 일단 비행기 탈때도 긴장해서 있는데 유럽비행기라 그런지 표에 게이트 안내가 없어서 혼자 멘붕을 하며 인터넷을 뒤지는데 알고보니 전광판에 시간에 맞춰 뜨는 거였다.(기차처럼)
그거 알고나서 9시 20분 비행기니까 여유있게 9시에 확인해야지 하다가 탑승중이라는거 떠서 개뛰어갔다. 진짜 놓친줄알았음. 약간 패닉ㅋㅋㅋㅋ
다행히 안떠났고 좁은 저가항공기에서 난 자리선택을 안했기에(자리선택 비용 추가됨) 중간에 앉았는데 이게 웬일 옆자리에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창가로 옮겨서 편하게 왔다.
비행기가 스페인에 도착할때는 위에서 본 도시가 너무 예뻐서 마구 신났으나 그게 끝이었지.
아이린이랑 겨우겨우 만나서 호텔로 갔는데 호텔이 생각보다 별로였다. 이건 호텔이 아니고 그냥 에어비앤비보다도 구리다. 방은 걍 그러려니 하는데 시설이 그닥 좋지않다.
그건그렇고 생각보다 늦어서 예매했었던 구엘공원에 갔는데 여기는 진짜 비추. 사람 개개개많고 구엘공원자체가 공사중이여서 작아서 그런지 볼게 없었다. 가뜩이나 작은데 사람 바글바글해서 사진을 찍지도 못한다. 특히 핫플은 기다렸다가 찍어야한다.
그리고 나는 약간 만들어진 느낌의 건물들을 싫어하는데 그러니까 예를 들면 마카오같은. 마카오에 건물들 엄청 화려한데 그게 그나라만의 것이 아니고 뭔가 관광지로 보여지려 만든것들이 많았다. 그런것처럼 스페인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관광도시라 그런가. 모든게 관광지로 보여지려고 한 느낌이었다. 구엘공원은 특히 그랬음. 그래서 별로 였나보다.
(인터넷에 찾아보니 오래전부터 있었던 건물이네! 충격이군.)
무튼 거의 3시까지 굶어서 진짜 물을 안마시면 죽을거 같아서 물이랑 젤라또 하나 사먹었다. 한국언니가 자기 유로 남았다고 준 2유로가 이렇게 잘쓸줄이야. 겨우겨우 저녁을 먹으러 보테리아 마켓에 갔는데 이미 닫았구요. 과일이나 재료는 팔지만 음식들이 일찍닫았다. 거의 4시전에 닫는듯했다. 홀리데이라서 그런가.
그렇게 몇개만 연 가게 앞에서 서성거리는데 여자분이 자기 식당에 오라고 해서 빠에야 있나요 하니까 시장에는 없고 근처에 자기네 식당이 있는데 거기로 가자해서 어찌저찌 거기서 먹게 되었다. 맛은 나쁘지않았음.
주문할때 아이린한테 영어로 디스 앤 디스 앤 디스 (쵸이스) 하는데 종업원이 자기한테 말하는줄 알고 받아적다가 우리가 아니라니까 혼자 엄청 빵터져서 의자에 앉고 그랬다. 그리고 느낀건 생각보다 다 영어를 잘하는건 아님. 일단 스페인사람 영어발음 너무 듣기 힘들다.
D+115
오늘은 운이 좋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인터넷표가 없어서 가서 26유로에 샀는데 안에 들어갔는데 진짜 개개개개작았다. 사그라다 파밀리아도 그냥 교회이고 세워지는 중이라고 들었는데 영국 세인트 폴 대성당랑 비교가 너무 됐다. 세인트 폴 대성당은 고작 15파운드인데! 게다가 세이트 폴 대성당이 비교 못 할 정도로 좋음.
뭔가 스페인은 급하게 이뻐보이는 것들을 만들고 비싸게 받는 관광도시 느낌...
영국에서 오래지내서인지 영국은 박물관도 공짜에다가(여기오기전까진 그게 감사한지몰랐는게 감사함)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관광지가 매우 다양하게 많고 다 오래되고 의미가 있는데! 너무 비교되는것.
새삼 언니가 스페인어로 어학연수하라고 했었는데 영국을 선택한게 다행이다.
점심을 먹으러 찾아봤던 가게를 갔는데 (역시 구글 리뷰가 짱이야.) 진짜 어학연수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먹은 음식중 가장 맛있었다. 웬만하면 음식에 별반응없는데 진짜 이 식당때문에 스페인 좋아보임ㅋㅋㅋㅋ
하몽(하몬)이라는 음식인데 빵위에 토마토 마늘 오일소스 햄 이렇게 놓고 같이 먹는건데 핵핵맛있다. 제발 가세요.
그렇게 왕창 먹고 크리스마스 저녁이라 아이린이랑 케익은 먹자, 해서 케익가게로 향했다. 여기서도 대박이지요. 구글 사랑.
그냥 구글 뒤지다가 너무 비싼곳은 제외하고 평좋고 무난한 가격같아서 갔는데 알바생 개훈남! 개!훈!남!
케익 포장 되니? 했더니 잠시만 기다려달라고 윙크를 해줌. 그때부터 이미 마음은 뺏겼고요. 그렇게 한 오분 기더렸는데 늦어서 정말 미안하다고 하면서 케익앞에 데려갔다. 너무 많아서 그냥 예의상 베스트 케익이 뭐냐 했는데(나는 그냥 이거야 하고 집어주면 그거 사려고 했음) 고민하면서 너무 어려운 질문이야, 하더니 하나하나 무슨의미가 있고 어떤맛이고 스페인 전통이고 이건 내취향이고 이렇게 설명을 해줬다. 핵친절.
맛없어보이는 케익(마치 해리포터 케익같은)만 추천하길래 약간 고민하다가 아이린이랑 훈남의 풰이브뤄릿 케익을 골랐더니 엄청 웃으면서 감동과 걱정섞인 표정으로 나를 믿는거야?? 하는데 심장폭팔.
아이린과 난 영혼을 주고 돈도 다 주고 나옴.
훈남의 길어지는 영어발음을 듣고 영국 사람인걸 알게 되었다. 사스가! 영국 사랑해요.
가게 나와서 내가 너무 신나서 컄컄거리니까 아이린이 진정시켰다. 넌 훈남만 보면 흥분한다고ㅋㅋㅋ근데 아이린도 영국인이냐고 물어보면서 말 더 할걸, 하면서 아쉬워했다. 진짜 다음에도 갔을때 있으면 너무나 좋겠네.
케익 포장에 여기선 플라스틱 작은 스푼을 넣어줌. 내가 왜 스푼이지? 포크아니야? 했는데 대만은 스푼이랑 포크 둘다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구나, 하고 먹는데 스푼 부러짐ㅋㅋㅋㅋ포크가 낫다고ㅋㅋㅋ스푼은 약하다고.
그래서 결론은 스페인은 하몽이랑 영국알바생 최고. 이것뿐.
D+116
오늘은 아이린은 동생이 런던으로 오기로해서 돌아갔고 혼자 바르셀로네타 해변과 대성당을 보고 카사바트요랑 주변도 다 봤는데 3시라서 고민고민 하다가 벙커로 갔다.
개인적으로 해변과 벙커 추천.
사람마다 다를것 같긴한데 난 아무래도 건축에 관심이 없다. 건물에 큰 관심이 없어서 재미없었다. 게다가 여긴 안에 들어가는건 다 비싸고 거의 삼만원씩. 사람도 많아서 항상 줄서야한다. 영국오세요.
근데 해변은 진짜 이뻤다. 그 주변 건물들 색깔도 골목도 너무 예쁘고 바다색이랑 하늘이 낮아서 넘나 이쁜것. 오늘도 날씨가 좋았지만 여름에는 더 좋을것 같다.
스페인 건물은 그냥 그런데 길이 이쁜것 같다. 골목이 많고 그 골목을 낀 건물들에 다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음. 그래서 골목이 젤 마음에 들었는데 무서워서 잘 못돌이다님. 워낙 소매치기 많다고 해서 혼자는 계속 경계하며 다녔다.
벙커가 젤 좋다. 여기 싫어하는사람은 없을듯. 위험하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었고 다들 관광객이랑 가족단위도 많아서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은것 같았다. 친구랑 둘이면 야경도 볼수 있을듯. 하지만 혼자는 좀 무섭. 올라갈때 버스 정류장에서 꼭대기까지 길이 조금 길다.
오늘 점심은 그냥 가다가 찾기 귀찮나서 파스타 가게에 가서 먹고(직원들 친절!) 저녁도 가게에 가서 포장했는데 불친절해서 짜증났다. 양도 개적어. 햄버거 먹을걸.
내 비행기는 왜 늦은걸까. 내일은 여기서 뭘하지.